향수
향수는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화중품 중 하나입니다. 향수의 향은 고유의 느낌도 중요하지만, 치료의 효과라든지 감정적 효과도 중요시합니다. 사람을 흥분하게 만들거나, 침착하게 만들거나, 스트레스를 줄이는 등의 효과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중적인 향수는 이성을 매혹하기 위해 사용하지만 향수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은 오로지 자신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향수를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향수의 역사
향수의 역사는 아주 깊습니다. 아주 오래된 기록으로는 고대 이집트에서 처음 향수가 등장합니다. 당시 이집트에서는 일반적인 액체형태의 향수가 아니라 고체 형태의 향수를 선호했다고 합니다. 그 기록은 이집트 벽면 곳곳에 이집트 상형문자로 각종 제조법과 함께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향수는 이집트에서 사용한 고체 형태의 향수에서 오늘날의 액체 향수까지 여러 형태의 변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1656년 루이 14세가 gantier-parfumeur의 길드를 유럽 최초로 인정하면서 프랑스 중심으로 향수가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유럽인이 안 씻어서 향수 문화가 발달했다는 건 아주 큰 오해입니다. 향수를 만들기 위한 생산 시설 및 재료들이 워낙 고가였기 때문에 몸에 냄새난다는 이유로 향수를 뿌리기엔 향수가 워낙 비쌌습니다. 오늘날 알코올이 들어간 향수는 1709년 독일 쾰른에서 요한 마리아 파리나에 의해서 발명되었습니다. 이때 '쾰른의 물'이란 뜻으로 Eau de colonge란 단어도 생기고 colonge이 향수의 대명사가 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높은 사람들의 사치품이었지만 19세기부터 본격적으로 향수 회사가 설립되고 합성 향료가 등장하면서 비싸고 수도 적은 천연향료의 향기를 저렴하면서 입수하기 쉬운 몇 가지 합성 향료를 조합해 매우 유사하게 천연향료의 향기를 재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향료의 역사에 있어서 가히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큰 사건이며, 이후 향수의 대중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노트
향수에는 다양한 화합물이 섞여 있는데, 향이 다 다르고 각각의 향료 분자마다 휘발성의 정도와 밀도가 다르기 때문에 증발 속도가 다르게 됩니다. 이 때문에 향수를 뿌리게 되면 시간대별로 다른 향이 나타나게 됩니다.(단일 노트 향수는 시간대에 따라 향이 변하지 않는 향수를 말합니다.)
*탑 노트
상향 또는 헤드 노트라고 부르며, 가장 빨리 느껴지고 동시에 가장 빨리 증발하는 향을 말합니다. 뿌리자 마자 맡게 되는 향이라 향의 첫인상에 해당하며 소비자의 제품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짓는 향이기 때문에 주로 시트러스, 플로럴 노트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미들 노트
중향 또는 하트 노트라고 부르며, 첫 향인 탑 노트가 사라지면서 나타나는 향이며 향수의 중간 부분을 담당하고 안정되고 조화로운 향을 띄고 있어 베이스 노트와 함께 해당 향수의 기반이 됩니다.
*베이스 노트
하향 또는 바텀 노트라고 불리며, 크고 무거운 분자들로 구성되어 있어 한참 후에 천천히 나타나는 향을 말합니다. 가장 나중에 느껴지는 향이자 가장 오래가는 향으로, 향의 기본 품질과 성격, 지속성에 영향을 미치는 향입니다. 주로 우드, 베티버, 오크모스, 바닐라 등 무거운 향료들이 베이스에 해당합니다.
향의 종류
향의 느낌을 얘기하는 용어와, 향수의 장르를 얘기하는 용어가 혼재되어 있어서 구분하기 쉽지 않고, 회사마다 부르는 말이 다르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플로럴
꽃 계열의 향으로 종류에 따라 이미지가 다양하며 여성 라인을 겨냥한 향수 향료의 대표입니다. 대표적인 꽃으로 장미, 재스민, 일랑일랑, 튜베로즈 등이 있습니다.
*허벌/허브
허브에서 추출하는 계열의 향으로 흔히 말하는 민트류를 포함합니다. 대표적으로 바질, 라벤더, 로즈메리, 타임 등이 있습니다. 무거운 향은 아니지만 재료 특성상 톡 쏘는 느낌이 있어 호불호가 갈립니다.
*시트러스
시트러스과의 과일에서 추출하는 향 계통입니다. 귤, 오렌지, 레몬, 라임, 자몽, 유자, 베르가모트, 만다린 등으로 새콤하고 가벼운 향입니다. 모든 향료 중 지속력이 가장 짧으므로 다른 향료 없이 시트러스만으로 만들어진 향수는 오 드 퍼퓸이더라고 지속력이 1시간을 넘기지 못합니다.
*그린
풀을 으깨는 상황 등에서 느낄 수 있는 향 계통, 시트러스처럼 가벼운 편에 속해 주로 탑 노트에서 많이 사용합니다.
*얼씨
비 오는 날의 젖은 흙냄새, 숲길을 산책하는 것 같은 신선한 느낌이 특징입니다. 베티버, 파출리, 트러플 등의 노트들이 주로 쓰입니다.
*우디
나무에서 추출하는 향으로, 대표적으로 샌달우드, 시더우드, 체리우드가 있습니다. 안정감 있고 무거워서 베이스 노트로 주로 사용됩니다. 우디 단일 노트의 경우는 굉장히 묵직해 여름에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또한 다른 향료들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인센스/스모키
절이나 장례식장 등에서 사용하는 향 냄새와 비슷한 향입니다. 주로 오리엔탈 계열의 향수에 사용됩니다.
*애니멀릭
사향(머스크), 용연향(앰버그리스), 영묘향(시벳) 등 동물에게서 얻을 수 있는 소재들에서 추출한 향입니다. 무겁고 안정감 있는 향으로 위에 우디처럼 베이스로 사용됩니다. 잘 쓰면 몽환적이고 부드러운 살결 같은 향이지만, 머스크가 진하게 추출되는 경우에는 동물에서 나는 냄새와 비슷한 냄새가 난다. 화이트 머스크의 경우에는 사향과 같은 계열이지만 꼬릿 한 냄새가 없으며 더욱 가볍고 부드러운 향입니다. 대부분 머스크 하면 화이트 머스크를 말합니다. 플로럴 노트와 조합되는 경우가 많고 합성 머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머스크는 애초에 규제 대상이라 천연향료를 많이 쓸 수 없습니다.
*래더
양이나 소의 가죽으로 만든 제품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스모크 향 또는 페놀과 같은 계열의 향기입니다. 스모키 또는 애니멀릭, 특히 스파이시 노트와의 합이 좋아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불호가 매우 심하게 갈리는 향기 이기도 하며, 호보다는 불호가 훨씬 많은 마이너 향입니다.
*스파이시
향신료 계통의 향입니다. 시나몬, 계피, 생강, 후추, 패출리, 팔각, 정향, 등이 대표적입니다. 스파이시한 향이 많이 들어가면 이국적인 향이 되고 한국에서는 인기가 덜한 계열입니다.
부향률
부향률은 향료의 비율을 뜻합니다. 부향률이 높을수록 원액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이며, 지속시간이 오래가고 향도 더 진한 것을 말합니다.
*Attat(아타르): 부향률 100%
한 방울만 바라고 방 안에 향이 가득 차며, 지속력이 72시간 이상입니다. 중동에서만 사용하며 한국에서는 거의 구할 수 없습니다. 가격은 10ml에 1100만 원 이상이며 당연하게도 이것은 정말 최상급 아타르입니다.
*엑스트레 드 파르푕/퍼퓸(Extrait de parfum): 부향률이 30~40% 이상
정말 진한 농도와 24시간 이상의 지속력을 자랑하며 약간 마이너하고 찾아보기 힘든 부향률입니다. 브랜드 중에서는 메종 프란시스 커정, 바이레도의 엑스트레 라인이 유명합니다.
*파르푕/퍼퓸(Parfum):부향률이 15% 이상
영어/스페인어의 향수인 perfume의 프랑스어 표현이 파르푕(parfum). 향수 전체를 의미하는 perfume과는 철자도 용법도 다르기 때문에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파르푕은 다른 향수들에 비해 원액의 비중이 높아 향기가 진하며 오래갑니다. 10시간 이상 지속되는 게 일반적이며 취급하는 브랜드가 한정적입니다. 대표적으로 톰포드, 세르주루텐, 샤넬, 입생로랑, 프레데릭 말 등이 있습니다.
*오 드 파르푕/퍼퓸(Eau de Parfum):부향률이 10~15%
오 드 파르푕은 향수라는 뜻으로 파르푕보다 강도가 조금 약합니다. 농도 10~15%, 지속시간 6~9시간 전후이며 구매 시 파르푕가 잘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파르푕은 향수용기에 스프레이 노즐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찍어 바르는 용도) 스프레이 노즐이 있는 경우 오 드 파르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 드 뚜왈렛(Eau de Toilette): 부향률이 5~10%
지속시간이 4~6시간 정도이며, Toillette은 화장이라는 뜻으로 오 드 뚜왈렛은 화장수라는 의미입니다. 변기, 화장실을 의미하는 toilet과는 어원이 동일하나 뜻은 다릅니다. 독한 향을 싫어하는 한국에서는 가장 대중적이며 가볍게 많이 쓰이는 타입입니다.
*오 드 코롱(Eau de Colonge):부향률이 3~5%
농다가 3~5% 정도로 약해서 지속시간이 1~3시간 정도 됩니다.
*샤워 코롱(Shower Colonge)
농도가 3% 미만으로 매우 낮아 지속시간이 1시간 미만입니다. 샤워 후 전신에 가볍게 뿌리는 용도이며, 전신에 뿌리는 특성상 대부분 대용량이며 가격이 매우 낮습니다.